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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링 미 백
주인공 핀에게는 잊을 수 없는 연인 레일라가 있다. 그 누구보다 사랑했던 그녀는 12년 전 핀과 함께 여행에서 돌아오던 중에 실종됐고 핀이 용의 선상에 올랐지만 청혼을 앞두고 있었던 것이 밝혀지면서 핀과 친한 형 해리의 도움으로 고국에 돌아온다. 몇 년을 망가진 채 살아가던 핀이지만 차츰 현실로 돌아오고 레일라의 추모식을 계기로 알게 된 레일라의 언니 앨런과 사랑에 빠진다. 레일라와 정반대인 앨런을 보면서 문득 떠오르는 레일라를 지울 수 없던 핀에게 어느 날 러시아 인형이 나타난다. 그 러시아 인형은 단 세명만 알고 있는 물건이었는데 바로 레일라, 핀, 앨런이었다. 이후로도 계속해서 도착하는 러시아 인형에 예민해진 핀은 주변을 의심하기 시작하는데 이내 레일라의 메일이 그에게 도착한다.
※ 스포주의 ※
바로 그거야.
자기가 앨런과 함께하는 한, 나와는 함께할 수 없어.
결말
레일라의 메일이 늘어날수록 핀은 레일라가 살아있다고 확신한다. 그녀만 알 수 있는 정보들을 보면서 자신을 바란다는 레일라에 흔들리지만 얼마 전 결혼을 약속한 앨런을 포기할 수도 없던 핀은 쉽게 선택하지 못하고 시간을 끌기 시작하는데 그런 핀에게 레일라는 앨런을 죽이라고 압박한다. 레일라에 집중하기 시작하면서 핀과 앨런의 사이는 이미 틀어진 채였고 레일라의 생존을 담당 경찰 토니에게 알리지 않는 핀을 이해할 수 없던 앨런은 핀과 다툼 끝에 혼자 남겨진다. 그 길로 레일라를 만나러 떠난 핀은 나타나지 않는 레일라에 대한 의문이 생긴 채 집에 돌아왔지만 앨런 또한 사라진 것을 보고 혼란스러워진다. 결국 주변 사람들에게 사실을 알린 핀은 앨런의 컴퓨터를 통해서 그녀의 자작극임을 짐작하고 앨런의 고향집에서 그녀를 찾아내지만 넘어지면서 머리가 돌에 부딪힌 앨런은 뜻 모를 말만 남긴고 사망한다. 그때 울린 벨소리, 앨런의 이메일을 보게 된 핀은 앨런이 레일라이고 레일라가 앨런임을 깨닫는다.
심리 스릴러의 묘미
B. A. 패리스는 심리 스릴러 장르의 소설로 유명한 작가이다. 이 작가의 책을 몇 권 읽었기 때문인지 이제는 소설의 방향이 눈에 보이기 시작해서 전개를 짐작하게 되는데 이번 브링미백은 계속해서 단서를 주고 있다. 그러다보니 소설의 초반쯤부터 중요 포인트를 알아채고 만다. B. A. 패리스의 소설을 여러 권 읽었던 이유는 소설의 말미쯤 돼서야 상황을 파악하게 되는 점이 즐거워서였는데 예상했던 즐거움이 쉽게 사라진 브링미백은 읽는 속도가 안 날 정도였다. 개인적으로 레일라의 시점이 조금 더 늦게 들어갔으면 어땠을까 싶다.
의문
소설에서는 레일라와 앨런이 정반대로 묘사된다. 체형, 스타일, 행동 등 모든게 다르게 묘사되는데 그렇다고 해서 주변 지인들까지 모두 못 알아보는 게 가능한지 의문이다. 레일라와 핀의 연애기간이 1년 남짓이지만 동거를 하기도 했고 주변 사람들이 보기에 레일라는 핀의 스타일과 달랐다고 기억할 정도이니 어느 정도 알아볼 수 있지 않을까 싶으면서도 레일라와 앨런이 자매이니 닮은 면이 있다고 생각하면 그 점도 조금 납득이 된다. 상당히 애매한 부분이다. 이 애매한 부분 때문에 결말을 보고도 개운하지 않다. 소설 마지막에 핀은 자신이 그녀를 못 알아봤다는 것에 좌절한다. 세기의 사랑처럼 사랑했는데 못 알아봤다니 나도 핀에게 실망이다.
해리
핀과 친한 해리는 친형제가 아님에도 핀을 물심양면으로 돕는다. 어느 정도냐하면 증권가에서 바쁜 일을 하던 해리가 휴가를 갔다가도 핀의 전화 한 통에 비행기를 타고 돌아온다. 심지어 썸을 타는 와중에 말이다. 작가는 해리라는 등장인물을 넣어 편하게 전개를 이끌어간다. 그를 의심하게 만들고 핀을 경찰에게서 빼내기도 하며 아무것도 없는 핀에게 직업을 만들어 준다. 이유 따위 단 한 줄도 나오지 않는다. 핀마저도 왜 자신을 이렇게 돕는지 모른다. 이런 등장인물은 긴장감을 반으로 줄어들게 만든다. 어느 상황에서도 그가 등장하면 해결되겠지, 설명하겠지 등 만능이라는 생각이 바탕에 깔리기 시작하면서 B. A. 패리스 작가의 책을 한동안 쉬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CCTV
작가가 전개를 쉽게 풀어나가기 위한 외면인지 소설은 레일라가 핀에게 접근하는 모습을 내내 보여주지만 핀은 혼란스러워할 뿐 CCTV를 떠올리지 못 한다. 출간 연도가 2019년인데 왜 아무도 CCTV를 생각하지 못하는 건지 답답하기도 했다. 요즘엔 손쉽게 혼자 설치할 수 있는 제품이 많고 심지어 핀은 재력이 갖춰져있지 않은가. 이런 식이면 핀은 모아놓은 재산을 뜯기기 십상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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