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감독 김태용의 거인
“그래, 누구나 가슴에 상처 하나씩은 품고 살아...”
구역질 나는 집을 나와 보호시설인 그룹홈에서 자란 열일곱 ‘영재’.
시설을 나가야 할 나이가 되었지만, 무책임한 아버지 집으로는 결코 돌아가고 싶지 않아 초조하다.
선량을 베푸는 사람들에게는 얼마든지 무릎을 꿇어주며 신부가 될 모범생처럼 살갑게 굴지만,
남몰래 후원물품을 훔쳐 팔기도 하고, 거짓말로 친구를 배신하며 하루하루 버틴다.
눈칫밥 먹으며 살기 바쁜 어느 날, ‘영재’에게 아버지가 찾아온다.
자신에게 동생마저 떠맡기려는 아버지로 인해 ‘영재’는 참을 수 없는 절망과 분노로 폭발하게 되는데…
“… 무능한 아버지를 죽여주시고, 못난 어머니를 벌해주시고, 이런 나를 품어주세요”
절망을 먹고 거인처럼 자란 ‘영재’가 전하는
차마 버릴 수 없는 가족, 몹시 아팠던 청춘의 이야기 <거인>
주연 : 최우식, 김수현, 강신철
감독 : 김태용
영화를 시작하기 어려웠다
배우 최우식을 좋아하지만 영화 거인을 보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너무 어둡다. 어두운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생각이 많은 편이라 줄거리만으로도 다운된 마음이 올라오기 힘든 편이다. 그래서 구매를 해놓고도 몇 년을 못 볼만큼 거인은 어려운 영화였다. “… 무능한 아버지를 죽여주시고, 못난 어머니를 벌해주시고, 이런 나를 품어주세요” 굉장한 대사다.
차라리 없었으면
그래도 부모라고 붙어있는건지 애가 다 커서 본인을 부양하기를 바라는 건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영재는 최선을 다한다. 자신의 인생을 개선하기 위해 악착같다. 다만 모든 여건이 영재를 끌어내리고만 있다. 난 이 영화 거인을 한컷에 끝까지 볼 수 없었다. 여러 번 정지했고 많은 생각을 했다. 세상은 부모와 자식이라는, 가족이라는 연결고리를 따뜻한 이미지로 본다. 무조건적인 사랑의 이미지. 그건 틀렸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일수록 반대로 향할 때에 날카로운 아픔일 수밖에 없다.
영재
영재는 바쁘다. 몰래 신발 가져다 팔아야지, 일찍 일어나서 밥상 거들어야지, 성당도 나가야지, 아빠가 헛소리하는거 커버해야지 이렇게 바쁘지만 자기 인생 챙기는 영재다. 어딘가 부족한 채로 일찍 철이 들어버릴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영재는 진심으로 왜 태어났을까, 왜 나를 낳았을까 생각할 것 같다.
영재를 연기한 배우 최우식
많이 울었다. 영화가 많이 울렸다. 최우식을 좋아하지 않아도 영재를 연기한 배우 최우식은 좋아할 사람이 많을 것 같다. 뭔가 보여주려고 노력한게 아닌 힘을 뺀 자연스러운 연기가 녹아있다. 본인 또한 이 영화를 배우 생활 마지막으로 생각했다고 하니 작중 눈물이 실제 눈물일지도 모른다. 감독 봉준호가 거인의 최우식을 보고 캐스팅했다고 한다. 여러모로 배우에게 의미 있는 작품이다.
추천
소장가치가 있는 영화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나 싶겠지만 실제로 내 기억을 돌이켜보면 학생 때 교회나 종교시설에서 지내는 친구가 있었다. 워낙 철이 없던 시절이라 뭐가 뭔지 구별하지 못하고 그냥 그런가보다 했었는데 며칟날 엄마가 보러 온다고 설레며 얘기하던 친구의 얼굴이 아직도 생생하다. 세상엔 여러 종류의 인생이 있다. 이 영화를 계기로 한 번 더 생각한다.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왓칭' 내가 뭘 본거야 (5) | 2022.10.11 |
---|---|
'비상선언' 주연만큼 러닝타임도 길다 (3) | 2022.10.11 |
'미션 파서블' 코드가 나쁘지 않은데? (3) | 2022.10.07 |
'내가 죽던 날' 수가 보여 아쉽다 (0) | 2022.03.08 |
'인질' 황정민이 전부다 (0) | 2021.10.03 |
'미드나이트' 새롭지만 새롭지 않다 (0) | 2021.07.13 |
'비바리움' 보이는게 전부지만 아니겠지란 의심으로 해석을 찾게 될 것이다 (0) | 2020.12.14 |
'11시 14분' 새롭다, 이 범죄 코미디! (0) | 2020.10.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