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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녀' 관객도 속이려는 영화

비상대피 2022. 11. 23. 08:18
박훈정의 마녀


10년 전 의문의 사고가 일어난 시설에서 홀로 탈출한 후 모든 기억을 잃은 ‘자윤’.
나이도, 이름도 모르는 자신을 거두고 키워준 노부부의 보살핌으로
씩씩하고 밝은 여고생으로 자라났다.
 
어려운 집안 사정을 돕기 위해 상금이 걸린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한 자윤,
방송이 나간 직후부터 의문의 인물들이 그녀 앞에 나타난다.
자윤의 주변을 맴돌며 날카롭게 지켜보는 남자 ‘귀공자’,
그리고 과거 사고가 일어난 시점부터 사라진 아이를 찾던 ‘닥터 백’과 ‘미스터 최’까지
자신은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그들의 등장으로,
자윤은 혼란에 휩싸이게 되는데...!
 
그들이 나타난 후 모든 것이 바뀌었다

 

주연 : 김다미, 조민수, 박희순, 최우식

감독 : 박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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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마녀아가씨?

난 상당히 현실적인 사고를 가진 편이라고 생각한다. 상상을 많이 하지만 대부분 현실적인 상황을 바탕으로 한다. 그래서 SF 장르의 영화를 보는 게 힘들다. 흥미를 가지기 어렵다. SF영화인데 대사가 만화 같다? 눈이 차가워질 수밖에 없다. 마녀는 그런 영화다. 초능력을 주제로 하면서 주인공 이름이 마녀다. 따라다니는 상대는 귀공자다. 감독은 의도를 가지고 쓴 대사라고 한다. 결국 그 의도에 내가 따라간 듯하다. 처음 볼 때에는 뭐야 하다가 이제는 최애 대사가 돼버렸다.

 

친절한 닥터백

닥터백은 말이 많다. 무지하게 설명한다. 악당이면서 엄청 친절하다. 세세하게 모든 걸 설명한다. 똑똑한 구자윤이 알아서 알아낼 텐데 알아내려는 노력을 하기도 전에 구구절절 알려준다. 나중에는 과하다고 생각했다. 초능력자들 속에 사는 일반인이면서 겁도 없는 닥터 백은 악만 지른다. 설명할 땐 친절하고 악 지를 땐 매정하다. 관객과 영화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다가 간다.

 

스크린 너머까지 속인다

구자윤은 속이려 든다. 모두를 속이려 한다. 부모와 친구는 물론이고 적인 상대들과 관객까지 속이기 위해서 연출한다. 실제로 속은 관객이 있을까 궁금하다. 나는 꽤나 많을 거라고 짐작한다. 이유는 나도 속았기 때문이다. 해석 영상을 보고 알아챘다. 구자윤이 커튼 앞에서 머리를 붙잡고 아파하는 장면은 집 밖의 상대만 속이는 게 아니라 스크린 너머의 관객까지 속이는 행동이었다. 재미있다. 이런 부분이 다른 곳에도 숨겨 있을까 싶어서 여러 해석 영상들을 찾아봤다. 마녀 2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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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공자

귀공자는 일반인스럽다. 강하긴 강한데 구자윤이 워낙 강해서 잔잔하다. 적당한 무게감으로 악당 무리에 잘 녹아들어 있다. 구자윤의 삶을 부러워하는 귀공자는 어린아이 같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외로움을 잘 표현했다. 이상한 대사를 잘 해결하는 최우식에 감탄했고 김다미와 비슷한 이미지의 외모라서 둘의 대결이 더욱 조화로웠다고 생각한다. 사실 귀공자는 다른 배우가 출연할 예정이었다. 나는 최우식의 귀공자가 좋다.

 

1세대 무리

잔인한 신이 있다. 1세대 무리가 누군가를 해하려 할 때에 잔인한 신이 많다. 귀공자가 총을 반대로 돌리며 웃는 장면은 뇌리에 오래 남았다. 묘하게 정이 가는 무리다. 이 아이들도 결국 폐기되는 삶이지 않나 싶은데 도망가지 않고 닥터 백 밑에서 지낸다. 얘네도 강하다. 충성심이 과하다.

 

구자윤의 평범한 삶

구자윤은 1세대 중 가장 강하고 귀공자가 꿈꾸는 평범한 삶을 경험했다. 결국 닥터 백에게서 원하는 걸 얻기도 한다. 부모에게 사랑받았고 자신을 위하는 친구도 있었다. 구자윤은 어떤 삶을 지키려고 싸우고 있는 걸까 궁금하다. 생을 연명하려고 악의 소굴에 들어가지만 그 속의 일원이 되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가정의 품에 돌아가지 않았다. 시리즈가 계속해서 나올 예정이다. 그중 구자윤의 최종 목표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구자윤이 돌아가도 전과 같지 못하다. 친구는 입을 다물었다. 구자윤은 어느 곳에도 돌아가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캐스팅

어설픈 배우가 없었다. 김다미라는 신인이 주연을 맡았다는 것부터 조심스러울 수 있는데 연기가 과감하다. 뚝딱대지 않아서 신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신선한 얼굴이라는 생각뿐이었다. 최우식, 박희순, 조민수 등 익숙한 얼굴이 몇 있지만 그 외에는 대부분 생소한 배우였다. 특정 역할에 뻔한 배우들이 들어앉지 않아서 좋았다. 이렇게 새로운 얼굴들을 익히는 것은 좋은 관람이다. 영화만 아는 게 아니라 배우도 알게 되는 일석이조의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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