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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데시벨' 한국판 캡틴 아메리카

비상대피 2022. 11. 23. 17:53
황인호의 데시벨


물이 끓는 주전자 소리, 창문 여는 소리, 놀이터 아이들의 웃음 소리… 잠시 후, 거대한 굉음과 함께 단독 주택이 폭발했다는 뉴스 속보가 전해진다. 그리고, 뉴스를 지켜보던 전직 해군 부함장(김래원)에게 걸려온 전화 “소음이 커지면 터집니다. 다음 타깃은 축구 경기장이에요” 사태를 파악할 겨를도 없이, 관중들로 가득 찬 축구 경기장을 다음 테러의 타깃으로 지목하는 폭탄 설계자(이종석) 소음이 커지는 순간 폭발하는 특수 폭탄의 위협은 계속되고, 사상 최대의 도심 폭탄 테러를 막기 위해 모든 비밀을 손에 쥔 폭탄 설계자를 찾아야만 하는데…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사운드 테러 액션 오늘 반드시 이 폭발을 막아야만 한다!

 

주연 : 김래원, 이종석, 정상훈, 박병은, 이상희, 조달환, 차은우, 이민기

감독 : 황인호


 

아무런 정보 없이 관람한 영화 데시벨

최근에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을 봤다. 개봉하는 영화를 홍보하기 위해서 배우 김래원, 박병은, 정상훈이 출연한 회차였다. 오랜만에 김래원을 보니 반가웠다. 영화 제목이 데시벨이라는 것만 보고 단순하게 공포영화인 줄 알았다. CGV 앱을 켰더니 마침 할인쿠폰을 받을 수 있길래 예매했다. 줄거리, 예고편 그 무엇도 보지 않고 관람했다. 김래원, 박병은, 정상훈이 출연하는 것 외에는 정보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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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은 배우

배우 이상희, 배우 조달환

배우 이상희가 나오는 모든 장면은 집중도가 올라갔다. 무표정과 목소리 톤이 매력적인 배우라고 생각했다. 다른 영화에서 이 배우를 본 적이 있는지 생각해봤지만 찾을 수 없었다. 앞으로의 작품을 기다린다. 폭탄 제거를 하는 와중에 들리는 목소리는 높낮이가 크지 않아도 딸을 생각하는 모성애, 일을 마무리하려는 집중도 등 많은 게 느껴졌다. 무심해 보이는 연기가 영화관을 떠나는 와중에도 기억에 남았다. 배우 이상희와 더불어 내게 강한 기억을 남긴 배우는 조달환이다. 동료를 읽고 삶이 망가진 자를 연기하는 그가 인상 깊다. 손을 불규칙적으로 떨며 라면을 끓일 때에는 조달환이 영화에 한 획을 긋는구나 생각했다. 찌든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영화에 부담스럽지 않게 녹아들었다. 헛소리를 늘어놓는 듯한 대사를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게 읊는다는 건 쉬운 연기가 아니다. 

 

어려운 결정

한라함의 해군들은 삶의 기로를 결정해야 했다. 크게는 생존자를 남길 것인가이고 세부적으로는 누구를 남길 것인가였다. 다수결을 원칙으로 했지만 결국 강도영에게 결정권이 넘어갔고 강도영은 한사람이라도 살아서 나가는 게 맞다고 결정했다. 어떤 결정을 하든 원망과 후회가 남는 일이다. 생명을 논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누구 탓을 해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내 마음 편하자고 누군가의 상처를 헤집어선 안된다. 특히 함께 겪은 동료라면 더더욱 해선 안 되는 일이다. 미치더라도 피해 끼치지 말고 혼자 미쳐야 한다. 물론 내가 이종석이라면 곱게 미치진 않을 것 같다. 

 

우리 애 둘이나 죽었어

처음부터 끝까지 무표정을 유지하는 과장이다. 표정이 없어도 부하직원 아끼는 마음은 누구보다 큰가보다. 함께 다니던 직원 2명이 죽으니 그때서야 상사에게 소리 지르고 김래원을 도와주러 달려간다. 이 역할은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없어도 전개에 문제없을만한 역할이다. 배우 박병은의 연기가 별로라는 게 아니라 정말 없어도 될 역할이다. 비중이라도 줄였다면 좋았을 텐데 애매하게 중요한 비중을 가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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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적당히 하자

범죄도시2와 마찬가지로 쉼 없이 개그코드를 집어넣었다. 그래도 범죄도시 2 보다는 데시벨이 더 영화에 잘 녹아들게 개그를 치는데 전체적으로 무겁게 끌고 가는 분위기가 조금 어정쩡해진다. 연출이나 CG 등이 액션 영화에 부합하지만 개그를 너무 남발해서 나중에는 제발 적당히 좀 해라 하는 생각이 든다. 김래원은 내내 어둡고 정상훈은 내내 가볍다. 멘트뿐만이 아니라 모션까지 가져가는 유머를 계속해서 넣다 보니 크게 될 영화는 아니라는 감상이 남는다.

 

어색한 범인

가장 악에 받쳐야 하는 등장인물인데 가장 어색하다. 설영이 엄마가 폭탄 터트리라고 대사하는 장면이 테러범보다 더 악에 받쳐 보인다. 게다가 지능이 높아서인지 범죄의 설계 스케일이 큰 편인데 범인의 마지막은 허접하다. 그냥 뚝딱뚝딱 칼로 싸우다가 총에 맞아서 끝난다. 이종석의 연기를 처음 봤다. 혼자서 다른 영화를 찍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알고 보니 영화 줄거리와 예고편으로 범인을 미리 알 수 있다고 한다. 정보 없이 본 나는 영화 초반에 보이던 이종석이 사건 진행 중에 안 나와서 범인이라고 추측했었다. 정보 없이 보는 재미가 있다.

 

캡틴 아메리카

방패만 쥐어주면 아주 무적이 될 강도영이다. 폭탄이 몇 개나 앞에서 터지는데 귀를 붙잡고 주저앉지도 않는다. 심지어 마구 뛰어대고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기까지 한다. 운전은 얼마나 잘 하는지 가속도가 붙은 상태에서 원하는 위치에 정차한다. 폭탄을 보고 겁내지 않고 내내 침착하다. 아내와 아이가 인질로 붙잡혀 있어도 표정 변화 없이 사건을 진행한다. 호들갑 떠는 모습은 모두 정상훈이 보여준다. 설정이 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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