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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올빼미' 설정의 한계가 필요하다

비상대피 2022. 12. 7. 20:37

 

안태진의 올빼미


맹인이지만 뛰어난 침술 실력을 지닌 ‘경수’는 어의 ‘이형익’에게 그 재주를 인정받아 궁으로 들어간다. 그 무렵, 청에 인질로 끌려갔던 ‘소현세자’가 8년 만에 귀국하고, ‘인조’는 아들을 향한 반가움도 잠시 정체 모를 불안감에 휩싸인다. 그러던 어느 밤, 어둠 속에서는 희미하게 볼 수 있는 ‘경수’가 ‘소현세자’의 죽음을 목격하게 되고 진실을 알리려는 찰나 더 큰 비밀과 음모가 드러나며 목숨마저 위태로운 상황에 빠진다. 아들의 죽음 후 ‘인조’의 불안감은 광기로 변하여 폭주하기 시작하고 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경수’로 인해 관련된 인물들의 민낯이 서서히 드러나게 되는데...

 

주연 : 류준열, 유해진

감독 : 안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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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유해진

소현세자를 향한 질투가 가득 담긴 인조를 연기하는 배우 유해진이 등장한다. 처음 맡은 왕 역할이라는 이야기가 개봉 전부터 많이 나왔는데 포스터나 예고편에서는 위화감없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으나 올빼미를 관람하고 나서 든 생각은 조금 아쉽다였다. 유해진의 왕은 조연 같다. 소현세자가 상대적으로 점잖게 나오기도 하고 류준열의 목소리 톤도 낮아서인지 유해진이 연기하는 가벼운 톤의 왕은 겉도는 느낌이 있다. 모든 게 짜인 연기겠지만 모든 역할의 무게감이 같은 선상에 있어서 왕이라는 포인트가 눈에 담기지 않는다.

 

밤에 뛰어다니는 경수

맹인이지만 밤에는 희미하게 조금 볼 줄 안다는 봉사 경수는 생각보다 너무 많은 걸 본다. 대체 어느정도로 보이는지 알 수가 없다. 글공부하는 장면을 보면 글자에 눈을 가까이하며 안 보이는 티를 좀 내는데 그 외의 활동을 보면 웬만한 사람보다 더 잘 보는 사람 같다. 긴박한 상황에 떨어트린 침까지 어둠에서 찾아 손으로 집을 수 있는 정도면 돋보기 없이도 글을 봐야하는거 아닐까 싶다. 설정이 흥미롭고 영화 전개에 중요한 포인트가 되지만 한계를 고무줄 늘이듯이 내키는 대로 만들어버리니 나중에는 차라리 다 보인다고 하지 그러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공포영화

영화가 시작하고 한시간은 지루하게 지나갔다. 워낙 피곤한 상태이기도 했고 리클라이너 좌석이라서 나른함이 한계까지 갔는데 순간 공포영화로 바뀌었다. 그 순간을 기점으로 영화의 전개가 빨라진다. 흥미진진하지만 영화적 허용이 곳곳에 들어있고 앞서 말했다시피 봉사가 빛이 없다는 조건만 깔리면 여기저기 뛰어다니다 보니 눈이 차게 식지만 사건 자체로는 지루하지 않게 잘 풀어냈다. 사건의 시작을 알리는 공포스러운 연출은 영화를 다 보고 나서도 잊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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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주인공 경수를 뺀다면 대체적으로 사실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실제 소현세자가 돌아온지 얼마 되지 않아 사망했고 사망하기 며칠 전에는 인조의 주치의인 이형익에게 침술을 받았다고 한다. 이형익이란 인물부터가 소현세자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인조의 애첩 소용 조 씨의 친정에 드나들던 사람이라고 하고 소현세자가 사망한 뒤에는 인조가 이형익을 감싸며 처벌을 면하게 했다고 하니 의심스러운 인물이긴 하다. 소현세자가 떠난 뒤 강빈 또한 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게 보냈다. 실제로는 더욱 기구하다 볼 수 있는데 강빈이 자신의 전복구이에 독약을 넣었다며 인조가 고집을 피우고는 강빈의 친정 식구들을 고문하거나 처형을 명했으며 누명을 쓴 강빈은 끝내 사약을 받았다. 세 아들 중 두 아들은 유배 중에 의문의 죽음을 당했으니 무엇 하나 의심스럽지 않은 일이 없었다. 

 

정의 실현

정의롭고 무조건적인 해피엔딩은 진부하다. 현실과의 괴리는 거기서 생긴다고 생각한다. 영화까지 우울할 필요가 있나 싶지만 개인적으로 현실감 있는 텐션을 가져가는 영화는 결말도 그에 상응하길 바란다. 여운이 훨씬 길고 와닿는 깊이가 다르다. 영화 올빼미는 그런 점에서 현실적인 결말을 보여주는데 연출이 상당히 아쉽다. 나름 비슷한 속도의 연출이 영화 내내 이어지지만 영화 후반의 후반, 결말에서는 내던지듯이 그려졌다. 묘하게 조금씩 어설픈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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